
서로 다른 마음을 존중하며 다음 행동을 찾는 친사회적 매트릭스
함께 잘 지내고 싶을 때, 우리에게 중요한 것 부터
01. 잘 지내고 싶은데, 왜 같은 갈등이 반복될까요?
한 사람은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은 혼자 진정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회의에서 의견을 내달라고 하지만, 막상 반대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대화는 어느새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왜 늘 나만 노력해야 하지?”
이럴 때 잠깐 질문을 바꾸어 볼 수 있습니다.
누가 문제인지 따지기 전에, 우리 사이에서 어떤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02. 친사회적 매트릭스는 ‘함께 잘 지내기 위한 네 칸 지도’입니다
‘친사회적(prosocial)’은 다른 사람을 돕고 협력하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뜻합니다. 사교적이거나 외향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매트릭스(matrix)’는 경험과 행동을 펼쳐 보는 틀입니다.
이 지도에서는 네 가지를 살펴봅니다.
- 우리 각자에게, 그리고 함께 중요한 것.
- 함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운 생각과 감정.
- 불편함에서 벗어나려고 반복하는 행동.
- 중요한 방향으로 함께 시도할 수 있는 행동.
상대를 바꾸거나 잘잘못을 판정하는 표가 아닙니다.
서로의 경험을 듣고,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다음 행동을 찾는 대화 도구입니다. 여기서는 이 도구를 쉽게 풀어 ‘함께 잘 지내기 위한 네 칸 지도’라고 부릅니다.
개인 ACT 매트릭스가 ‘나의 마음과 행동’을 살펴본다면, 친사회적 매트릭스는 그 질문을 ‘우리의 관계와 협력’으로 넓힙니다.
03. 함께 적기 전에, 대화할 준비부터 해요
이 활동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 지금 이야기할 여유가 있는지 먼저 묻습니다.
- 최근의 작고 구체적인 상황 하나를 고릅니다.
- 먼저 각자 조용히 적고, 나누고 싶은 부분만 공유합니다.
- 상대의 속마음을 대신 해석하거나 답을 고쳐 주지 않습니다.
- 부담이 커지면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때를 정합니다.
모두 같은 마음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필요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04. 네 칸에 무엇을 적을까요?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는 쪽 | 중요한 것을 향하는 쪽 |
③ 그럴 때 우리는 무엇을 하나요?
불편함을 줄이려고 각자 하는 행동 | ④ 함께 무엇을 해볼 수 있나요?
중요한 방향으로 선택할 작은 행동 |
② 각자 어떤 마음이 올라오나요?
걱정, 감정, 기억, 몸의 느낌 | ① 각자에게, 그리고 함께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키고 싶은 관계와 공동의 방향 |
네 칸의 중심: 잠깐 멈추고, 나와 상대의 경험을 알아차리기
위쪽에는 행동을, 아래쪽에는 마음속 경험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적습니다. 번호는 이 페이지에서 따라가는 설명 순서입니다.
① 각자에게, 그리고 함께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우리의 목적’을 하나로 정하려 하지 말고, 각자에게 중요한 것을 먼저 듣습니다.
- 이 관계나 활동에서 무엇을 지키고 싶나요?
-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싶나요?
- 각자의 필요를 존중하면서 함께 지향할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싸우지 않기’보다 **‘의견이 달라도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기’**처럼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세요.
한 사람이 정한 목표를 모두의 목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합의되지 않는 부분도 그대로 남겨 둘 수 있습니다.
② 각자 어떤 마음이 올라오나요?
갈등하는 순간 자신에게 어떤 경험이 나타나는지 말합니다.
- “내 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 “잘못 말하면 비난받을까 봐 걱정돼.”
- “너무 답답하고 몸이 긴장돼.”
“너는 나를 무시해”보다 “답이 없으면 무시당하는 것 같아 서운해”처럼 자신의 경험으로 표현해 보세요. 느낌을 인정하는 것이 상대의 해석이나 주장에 모두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③ 그럴 때 우리는 무엇을 하나요?
불편함을 줄이거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각자 무엇을 하는지 돌아봅니다.
대답을 재촉하거나, 침묵하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당장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갈등을 키우기도 합니다.
- 내 행동 뒤에 상대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 그 반응을 보면 나는 다시 무엇을 하나요?
- 이 흐름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목표는 상대의 잘못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반응이 이어지는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④ 함께 무엇을 해볼 수 있나요?
‘더 배려하기’보다 누가, 언제,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 쉬고 싶을 때 말없이 사라지는 대신 필요한 시간을 알리기.
- 함께하는 일의 역할과 마감 시점을 적어 두기.
- 조언하기 전에 “들어주면 될까, 같이 방법을 찾아볼까?”라고 묻기.
서로에게 같은 행동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책임과 여건에 맞는 약속을 찾습니다.
05. 예시 ·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잠시 쉬고 싶은 사람
아래는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커플이나 부부를 가정한 가상 사례입니다.
상황: 갈등이 생기면 한 사람은 바로 대화하려 하고, 다른 사람은 말수가 줄어듭니다.
살펴볼 것 | 각자의 경험과 함께 정할 행동 |
① 중요한 것 | 한 사람은 연결과 확인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은 진정할 시간과 존중이 필요합니다. 함께 지향하는 것은 서로를 몰아붙이거나 방치하지 않고 대화하는 관계입니다. |
② 올라오는 마음 |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멀어질 것 같아.” / “지금 말하면 더 다투게 될 것 같아.” |
③ 반복되는 행동 | 한 사람은 답을 재촉하고, 다른 사람은 설명 없이 자리를 피합니다. 재촉과 피하기가 이어집니다. |
④ 함께 시도할 행동 | 쉬고 싶은 사람은 “30분 정도 진정하고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라고 알립니다. 상대는 잠시 기다립니다. 함께 정한 시간에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더 시간이 필요하면 미리 알립니다. |
한쪽의 필요를 없애는 대신, ‘쉬는 시간’과 ‘다시 연결될 약속’을 함께 마련합니다.
30분은 예시일 뿐입니다. 실제 시간과 방법은 서로의 상황에 맞게 정합니다.
06. 관계에 따라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세요
부모와 자녀 · 순응보다 서로의 필요 이해하기
‘부모 말을 잘 듣기’를 곧바로 공동의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중요한 건강과 생활 리듬, 자녀에게 중요한 휴식과 선택권을 각각 들어 봅니다.
- “시작하려고 하면 뭐가 가장 어렵니?”
- “도움이 필요하다면 어떤 도움이 좋을까?”
- “해야 할 일과 쉬는 시간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어린아이에게는 그림이나 표정 카드, 짧은 질문을 사용합니다. 부모도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돌아봅니다. 부모와 자녀의 권한과 보호 책임은 같지 않으며, 관계를 조정할 책임을 아이에게 떠넘기지 않습니다.
가족 · 보이지 않는 부담까지 살펴보기
집안일이나 돌봄을 주제로 각자가 맡고 있는 일과 부담을 확인합니다.
-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계속 맡는 일은 무엇인가요?
- 나이, 시간, 건강을 고려하면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을까요?
- 새 약속이 누군가의 관리 부담만 늘리지는 않나요?
똑같이 나누는 것과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항상 같은 뜻은 아닙니다.
팀 · 공동의 목적을 실제 일하는 방식으로 연결하기
회의, 인수인계, 도움 요청처럼 구체적인 장면을 고릅니다.
- 어떤 결과와 일하는 방식을 함께 중요하게 여기나요?
- 의견이나 문제를 말할 때 무엇이 걱정되나요?
- 실제로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 절차나 권력관계는 없나요?
- 안건 사전 공유, 역할 명확화, 지원 요청 방식 중 무엇을 바꿀 수 있나요?
솔직한 발언을 인사평가나 불이익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협력의 어려움을 개인의 마음 문제로만 돌리지 않고 업무량, 자원, 권한도 함께 살펴봅니다.
07. 우리의 상황으로 한 번 해보기
먼저, 상황 하나 고르기
우리가 함께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예: 저녁 집안일을 나눌 때마다 서운함이 생기는 상황.
각자 적고, 함께 들어 보기
질문 | 함께 남길 기록 |
① 각자에게 중요한 것과 함께 지향할 방향은? | ㅤ |
② 각자 어떤 생각과 감정이 올라오나요? | ㅤ |
③ 불편함을 줄이려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나요? | ㅤ |
④ 함께 시도할 작은 행동은 무엇인가요? | ㅤ |
약속 하나만 정하기
- 누가 무엇을 해볼까요?
-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해볼까요?
- 필요한 도움이나 조건은 무엇인가요?
- 언제 다시 돌아볼까요?
해본 뒤 확인하기
약속을 지켰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무엇이 조금 나아졌나요?
- 누구에게는 부담이 커지지 않았나요?
- 유지할 것과 바꿀 것은 무엇인가요?
알아차리기 → 함께 선택하기 → 작게 실행하기 → 결과를 보고 조정하기. 네 칸을 완성하는 것보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08. 함께 사용할 때 꼭 기억해 주세요
왼쪽은 나쁜 행동이 아닙니다
쉬거나 거리를 두거나 불편함을 줄이는 행동도 필요합니다. 같은 행동도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집니다. 겉모습만 보고 회피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칸을 대신 채우지 않습니다
“당신은 책임을 피하려는 거야”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말하지 않은 속마음을 추정해 사실처럼 적지 않습니다.
개인의 경계와 안전이 먼저입니다
공동의 목적이 개인의 권리와 안전을 덮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한 경험을 공개할지, 활동을 계속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폭력, 협박, 강압적 통제, 보복의 위험이 있다면 공동 대화나 화해를 강행하지 않습니다. 안전 확보와 개별적인 전문 지원을 우선합니다. 매트릭스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관계가 된 것은 아닙니다.
오늘 기억할 한 문장
서로 같은 마음이 되어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다음 행동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료 안내 · 출처와 이용 범위
참고 도서
- 도서명: 『수용전념치료 매트릭스와 유연한 프레임』
- 저자: Kevin Polk · Phil Tenaglia
- 옮긴이: 송승훈
- 출판사: 박영스토리
- 원서명: The Art of RFT: Turning Sticky Words into Peaceful Actions With the ACT Matrix
이 페이지는 위 도서를 정리한 기존 독서 노트의 개인·친사회적 매트릭스 설명을 바탕으로, 입문자를 위해 요약·재구성한 학습 자료입니다.
‘함께 잘 지내기 위한 네 칸 지도’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이 페이지의 표현입니다. 관계별 사례, 진행 순서와 활동 질문에는 적용을 위한 추가 구성이 포함되어 있으며, 책의 직접 인용이나 표준화된 진행 절차가 아닙니다.
친사회적 접근 전체를 다루는 안내는 아닙니다. 공유 목적과 행동 점검 외에도 공정한 의사결정, 역할과 자원, 갈등 해결, 권한과 책임 같은 실제 조건을 따로 살펴야 합니다.
이 자료는 교육과 자기 탐색을 위한 안내이며 전문적인 상담, 치료, 조직 갈등 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